해닮은 어린이집 공은식 원장, "이제는 원장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Q. 공은식 원장님께서는 법학을 전공하시고 중학교 사회 교사 재직, 기업체 컨설팅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하시다가 유아교육‧보육계로 진출하신 것으로 압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A. 1999년부터 아내가 어린이집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육현장에 대한 관심은 항상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2013년, 어린이집에 대한 복지부와 감사원 등의 집중적이고 무차별 감사로 고통받는 어린이집 원장, 교사들의 상황을 접하며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 직접 어린이집 운영을 시작하며 보육계로 본격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부를 상대로 한 대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단합이 필요하다고 여겨 여러모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 공감해주시던 원장님들이 하나둘 늘어서 지금은 온라인 모임에서도 수많은 원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공은식 원장은 현재 네이버 밴드-'법을 알면 길이 보인다', 한국보육정책연구회, '원장들의 합창'. 다음 카페-'원장들의 합창'. 카카오톡 대화방-'원장들의 합창' 운영 중)


Q. 원을 직접 운영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없으셨나요?

A. 원을 운영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직 원 운영에 따르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저를 ‘아빠’라고 불러주며 따르는 아이들과 삼촌이나 친지를 대하듯 편하게 대해주는 학부모들의 배려로 별다른 근심 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찾아오는 졸업생이 있을 정도로 아이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지내고 있지요. 반면, 원 운영을 시작하게 되면서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문제보다는 정책과 관련한 어려움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아교육‧보육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불확실하고 특히 어린이집 운영에 불리한 정책이 도드라지면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없게 될까 고민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꿋꿋하게 헤쳐나가기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Q. 원 운영과 함께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시며 전국의 원장님들과 소통하고 계시는데요. 온라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현재 유아교육‧보육계는 교직원의 근무조건, 원 운영방식, 지원금 체계 등에 있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의 차이도 분명하고 같은 어린이집도 설립형태에 따라서 차등대우를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문제이죠. 그러므로 어려운 상황에 닥쳐도 법을 잘 알지 못해서 혹은 교사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원장님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이처럼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 일부 원장님들이 자료나 근거를 가지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원장님들을 도울 수 있는 창구를 하나씩 마련하다 보니 입소문이 나서 전국의 원장님들이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모임이 생겼습니다. 여러분이 모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이나 강의도 생기고요. 요즘에도 하루가 멀다고 상담과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Q. 원 운영 관련 강의도 진행하고 계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진행하고 계시는지요.

A.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원장님들이 모여계신 곳으로 종종 강의를 나가기도 합니다. 강의하는 분야는 크게 영유아 관련 법규, 재무회계, 인사 노무로 나뉩니다. 대부분 시기별로 쟁점이 되는 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판례나 제가 상담했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자세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강의 주제는 영유아보육법의 체계, 지도점검 및 청문 대응 요령, 각종 과태료 및 포상금 기준, 소송이나 헌법소원, 어린이집 안전사고 발생 시 대응방법, 평가인증 취소의 구제방안, 재무회계운영원칙, 보육료와 보조금, 아동학대 판례를 통한 형사처분과 행정처분, 특강비 리베이트 관련 법률 검토 등에 관한 내용입니다.

Q. 원장님들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을 의뢰하는 분야는 어떤 부분인가요?

A. 원장님들이 어려워하는 공통적인 분야는 법률, 인사 노무, 행정처분 등이며 이에 관한 법률상담이 주를 이룹니다. 하루에도 여러 원장님께 수차례 전화 상담이 오지만 저도 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업무로 인해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드릴 수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혼자 감당하기에 벅차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저를 찾는 원장님들이 저를 신뢰하고 의지한다는 점에 대해서 오히려 제가 그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Q. 그동안 접했던 여러 인사 노무, 법률 관련 상담 사례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많은 사례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경기도의 한 원장님이 보육료 결제와 관련한 문제로 부당한 판결을 받아 원 폐쇄 위기에 닥쳤을 때입니다. 원장님이 이에 대응하고자 개인적으로 어렵게 행정소송을 통해 1심판결을 얻어내고도 경제적인 이유로 2심을 포기할까 말까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이에 제가 법률적으로 도움을 드리게 되었고, 전국의 원장님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소송비용을 모금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인 소송비용으로 소송을 진행하여 고군분투한 결과 승소하게 되었고 ‘보육료는 보조금이 아니다.’라는 판결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원장님이 판결문을 받고서 떨리는 목소리로 제게 전화해서 “원장님 이겼습니다. 그 누구보다 원장님께 제일 먼저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보람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원장님의 승소판결이 전국의 모든 원장님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었던 부분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