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歲時)란 세월과 같은 의미로 일 년 열두 달을 두고 바뀌는 시간을 말한다. 풍속은 일 년을 주기로 계절따라 반복되는 고유의 풍속을 말한다. 우리 선조들이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 24절기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맞춰가는 생활이 바로 세시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세시풍속은 대개 명절과 절기로 나눈다.
명절
계절적·자연적 정서와 제례 및 민속적 요소가 내포되어,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지내온 축일이다. 삼월삼짇날, 석가탄신일, 단오, 삼복, 추석, 동지, 설 등을 들 수 있다.
월 주제
입동, 소설/상달
교육방향
11월은 겨울을 준비하기 바쁜 계절이다. 조상들은 11월에 김장과 함께 안녕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11월의 절기 ‘입동과 소설’, 음력 10월 가장 좋은 달을 가리키는 ‘상달’에 대해 알아보자.
자료제공 : 하정연 교수
이달의 절기
입동, 소설
<입동>
입동은 양력 11월 8일경으로 ‘겨울에 들어선다.’라는 뜻이다. 조상들은 입동에 겨울 채비를 시작하였다. 배추가 얼어붙기 전에 입동을 전후로 해서 김장을 한다. 입동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은 추울 것으로 날씨점을 치기도 했다. 이 시기에는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쪄서 토광, 터줏단지, 외양간에서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고사를 지낸 뒤 농사에 애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고 이웃집과도 나누어 먹었다. 이로써 한 해의 노고를 위로하고 집안의 무사함에 감사드리며 이웃과의 일체감을 다지도록 했다.
<소설>
소설은 입동과 대설 사이에 드는 절기로 양력 11월 22일이나 23일 무렵이다. 이 시기에는 땅이 얼기 시작하고 살얼음이 얼며 차차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가끔은 햇볕이 따뜻해 10월은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하여 봄과 같다고 하여 ‘소춘’이라고도 불렀으나 어촌에서는 바람이 몹시 불어 뱃길을 금했다고 한다. 이때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강한 추위를 ‘손돌이 추위’라고 부르는데 고려시대 ‘손돌’이라는 사공이 배를 몰던 중,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흔들리자 배에 타고 있던 왕이 이를 오해하여 사공의 목을 베었다는 강화지역의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음력 10월을 가리켜 ‘좋은 달’, ‘으뜸 달’이라는 뜻으로 ‘윗 상(上)’자를 써서 상달이라 부른다. 상달에는 음력 10월 보름을 전후하여 5대조 이상의 조상의 묘소에서 드리는 제사인 시제(時祭)가 치러지기도 한다.
상달에는 예부터 무수한 종교적 행사가 전승되어 왔다. 집안의 수호신들에게 추수감사의 의미를 담아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며 제를 올리는 것을 상달고사라고 한다. 상달고사의 유래는 고대 국가행사인 제천의식에서 가정의례로 바뀌어 전승되었다고 전해진다. 고사를 지낼 때는 좋은 날을 가려서 금줄을 치고 황토를 깔아서 집안으로 부정이 들지 않도록 금기를 지킨다. 시루떡과 술을 제물로 준비하고, 제물은 안방을 비롯하여 사랑방, 머슴방, 나락가리, 쌀뒤주, 장광 등 집안의 곳곳에 조금씩 차려 놓는다. 고사와 더불어 가신(家神)을 모셔두는 단지에 햇곡식을 갈아 넣는 풍속이 있다. 이때 묵은 쌀에 곰팡이가 슬거나 썩었으면 집안의 흉조이고, 깨끗하면 집안의 길조로 여기므로 단지에 넣을 햅쌀은 잘 말리고 정성을 다하여 준비했다. 단지에 햅쌀을 갈아 넣은 후에 단지 내에 있던 묵은 쌀은 남에게 주지 않고 식구들끼리만 밥을 지어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