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어린이집 급식의 품질과 안전성을 학교 급식 수준으로 높인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유치원과 동일하게 식재료를 어린이집에 공급하기 위해 공공급식 체계를 개편한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서 식재료를 유통해 유치원·학교 수준 양질의 식재료를 공급하고, 공급망도 특정 산지의 공공급식 참여 농가에서 전국 친환경 농가로 확대한다.
시는 6일 공공급식 체계 개편 기자설명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핵심은 ▲ 공적인 관리하에 한곳으로 모아 공급하는 공적집하 공급체계로 전환 ▲ 전국 친환경 농가에 공급 기회 부여 ▲ 품질 향상 및 안전한 식재료 공급 등 3가지 방향이다.
시는 2017년 서울 자치구와 식재료 산지인 기초지방자치단체를 1:1로 연결해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시작했다. 자치구별 공공급식센터를 설치해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등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자치구 어린이집에 식자재를 공급했다. 그러나 국회나 시의회 등은 운영상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공공급식센터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운영돼 센터 건립이나 운영 등에서 비효율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그동안 공공급식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654억원으로 이 가운데 센터 운영비로 379억원, 센터 건립비로 80억원이 쓰였다.
또 자치구별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식재료 품질에 편차가 생기고 공급 품목도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는 공공급식 체계 개편이 아이들에게 더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전국 친환경 농가에는 판로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편에 앞서 식재료 산지와 자치구, 어린이집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
시는 12개 자치구에서 운영된 총 8개 공공급식센터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1곳으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자치구별 가격 편차가 해소되고 균등한 품질로 다양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또 자치구와 매칭된 지역의 1천162개 농가만이 참여하던 식재료 공급을 전국 5만여 친환경 농가로 확대해 다양성을 제고한다. 다만 지금 공공급식 사업에 참여하는 산지 농가 보호를 위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식재료를 납품할 수 있다.
이처럼 농산물 공급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친환경유통센터는 김치·소시지 등 가공식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가공식품은 각 어린이집에서 구매토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존에는 가공식품 공급마저 수탁업체가 도맡았다"며 "어린이집에서 가격 비교 등으로 합리적인 구매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고, 서울 소상공인들에게서도 '가공식품까지 무조건 수탁업체를 통해 구매해야 하느냐'며 원성이 자자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의 오염수 방류나 집단 식중독 발생 등으로 식자재 안전 우려가 커진 만큼 식재료 안전기준과 식품안전체계도 강화한다. 공공급식센터가 해온 표본검사는 친환경유통센터가 전담해 생산자별·품목별 전수검사를 한다.
잔류농약, 방사능 등 안전 위협 요소에 대한 검사 횟수도 늘린다. 기존 표본검사는 주당 60건씩 진행됐지만 향후 친환경유통센터에서는 주당 670∼720건가량 검사한다.
특히 방사능의 경우 정부인증 전문기관·수산물 납품업체·친환경유통센터·보건환경연구원 총 4곳이 검사하는 '4중 방사능 안전망'을 거쳐 납품이 이뤄지도록 한다.
시는 식품 안전성 등 어린이집에 납품되는 식재료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개편된 공공급식 체계가 시행되는 내년 1월까지 조성하는 게 목표다.
또 향후 친환경 급식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어린이집 급식 참여 자치구를 현재 12개에서 전체 구로, 시설 참여율은 65%에서 80%까지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민간 단체를 통한 위탁운영과 사업비로 600억원 넘는 예산이 들어갔음에도 품질, 가격, 안전성 문제가 지속해서 지적됐다"며 "개편으로 아이들의 안전한 밥상을 지키고 친환경 농가의 판로는 확대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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